하늘이시여 어찌 이런 세월이
석정헌
훈시 같운 잔소리를 해대는
마누라를 아랑곳 없이 TV를 보다가
온몸에 통증이 온다
이좋은 봄날에
진도 앞바다를 흐르든 지랄 같은 세월은
지표를 뚫고 올라와
가지개 한번 켜보지 못하고
여행의 기쁨에 들뜬 어린싹들을
차가운 바다속에 밀어 넣고
가슴쥐어 짜드니
무심한 세월은 흘려 벌써 열흘
얼마나 많은 어린 생명이
차갑고 캄캄한 곳에서 추위와 무서움에 떨며
애타게 불렸을까 엄마 아빠를
아직도 채 피워보지 못한 어란싹들은
심술궂은 봄바람에 배꽃 흩날리 듯
애처롭게 떨어져 가고
누구에게 호소 할 수도 아프다 할 수도 없는
슬픔과 분노만을 잔뜩 움켜 잡고
꽃 한송이 얹어 놓고 고개 숙인
나는 목 메일 수 밖에 하늘이시여
세월호 참사 후
2014년 4월 25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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