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라지만 이제
석정헌
일렁이는 빛살무뉘로 돋아나는
나무에게 인사하는 계절
일없이 부러진 가지를 보면
열매의 협주를 잃어버린
지난 계절이 안타깝고
남아 뻗힌 가지 끝은
녹색 눈망울에 남아
싸늘하게 먹물져 가던 황혼
이제 낮게 드리우고 멀어진 태양조차
짙은 비구름에 갇힌 하늘 아래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어둠의 끝
왔다가 사라지지만 그런대로 산 인생
호수는 점점 검게 물들며
이따금 바람에 반짝이지만
멀리서 우는 오리 울음소리 처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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