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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아내

석정헌2021.12.22 12:46조회 수 2125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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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석정헌


굳은 목덜미

아직도 빳빳이 세우고

헛기침하며 지난 세월

숨을 고루며 새삼 뒤돌아 본다


그림자처럼

앞서거니 뒤따르다가

어둠에 쓸려 사라지지만

언제나 곁을 떠나지 않고

눈에 띄지도 않는

바위 틈 작은 들꽃 같은 여인

살랑거리든 바람에도

모진 폭풍에도

슬쩍 확인 한번하고

묵묵히 곁을 지킨 여인

싣고 온 꿈 무수히 떠나 보내고

돌아오지 않는 환락을 지워가며

속으로 끓는 열병

불길 같은 바람에

손 저어가며 아픈 상처 감싸주고

수 많은 계절 속

그래도 끈적끈적한 연민 때문에

다시 한번 힘주지만

피워 올린 맹세 바람 불러 잠재우는

지금도 들꽃 같은 여인

벌레처럼 달라붙는 회한에

후회만 남은 나는

어떻게 할지 모르고 고개 숙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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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주 오래 전 부터

    었던 듯 느껴지는 사람!


    혹은


    무도 품어주지 않는 나의 비루함을

    일 인양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


  • 현실 속의 아내는 

    내 사악함의 원흉이기도 하고

    흰구름 돛단배 위에 나를 띄우는 천사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나

    지금은 오랜 전투를 함께 치러 낸 전우같은 아내!


    석정헌님 덕분에 아내의 정의를 재점검 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오 회장님!!!

    복받으신 분입니다.

    저는 날이 갛수록 무서워 지네요.

    잔소리도 심해지고---

    그냥 받아주고 참아주는 게

    상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려.

    그래도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라도

    감지덕지합니다.

    늘 강건하시기 바랍니다.

  • 이름 없는 들꽃 같은 아내

    실체가 없는 그림자처럼 따라온 세월

    돌이켜보니 회한과 후회

    철들자 망령든다는 말에 뒤 늦게 잘해주며

    생색내는 거 같기도하고 

    어쩌던 월하스님의 말대로 

    세상의 모든 인연은 정해져 있다니

    느슨한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붙잡고 있는 조강지처의 일생은 

    슬프도록 아름답다 


    새해에는 건강하시고 

    형수님과 두 분 행복한 또 다른 새로운 장을 여시고

    아름다운 스토리를 엮어가시길 바랍니다

  • 석정헌글쓴이
    2021.12.24 09:02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내가 고마운줄 알고나니 세월이 다 되었네요

    무시하고 지난 세월 너무 속 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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