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허락된 과식/나희덕

keyjohn2022.03.25 16:23조회 수 78댓글 9

    • 글자 크기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 먹고 빨아 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 댔지만

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 옮긴이 노트
한약처럼 오래 끊여 불린 누룽지에
고춧가루가 범벅인 부추 김치를 겯들여 흡족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후루룩 거리며 마시고 나니 
배부른 돼지가 된 듯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연초록 잎들이 흔들리는 것이 느린 TV 화면처럼 보이는 것은
노안 탓이겠지만 몽환적인 이어서 색다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불투명한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후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9
  • 2022.3.25 18:22 댓글추천 0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배불리 드시고 커피까지

    한 잔 하셨으니 부러울게

    없지요.

    햇빛도 과식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던데 배불리 먹고도 

    12 광주리----

    좋은 글 즐감! 감사합니다.

    '까칠이' 퇴장합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1 댓글추천 0

    제 식상한 '먹는 타령'에 추임새 넣어 주심에 기뻐요 ㅎㅎ


    '광주리'란 말이 참으로 곱네요.

  • 2022.3.26 11:58 댓글추천 0

    나중에 소처럼 masticating 할 망정 그래도 많이 많이드세요.

    곧 또 없어져서 몇날이구 허기질지 모르니까요.

  • 강창오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6 12:15 댓글추천 0

    네 궂은 날에 대비에

    양분을 비축해 두는 것이 현명할 듯 해요.


    창오님 덕분에 chew에서 masticating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뿌듯한 느낌 ㅎㅎ

  • 2022.3.26 12:33 댓글추천 0

    chewing 은 우리도 할 수 있지만 특히 소같은 초식동물에 두고 두고 씹는 masticating 을 쓰거든요. 죄송 덧붙힌 설명에...

  • 강창오님께
    2022.3.26 13:52 댓글추천 0

    Masticating!

    되새김?

    반추反芻?


  • 2022.3.27 00:08 댓글추천 0

    지난 펜데믹 때

    저야 말로 허락된 과식으로

    과(?)체중이 될뻔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도 나희덕님의

    "허락된 과식"을 읽었더랬어요

    ㅎㅎㅎ


    https://blog.daum.net/sylviapark/8888449

  • 송원님께
    keyjohn글쓴이
    2022.3.27 10:04 댓글추천 0

    프시케님 카페에 

    커피나 한 잔 하러 들렀더니

    맛깔스러운 핫윙도 있어서

    푸짐한 마음!!

  • keyjohn님께
    2022.3.27 12:34 댓글추천 0

    ㅎㅎㅎ 

    지난 펜데믹엔

    정말 오랜만에 

    허락된 과식(?) 을 마음껏 했던

    딸과 함께 요리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커피를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핫윙이라도 많이 드시고 가셨겟지요?

    ㅎㅎㅎ

    적어도 저와 딸이 만든 음식이니

    안전할 겁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총무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3 “절대 월드클래스 아니다”…아버지 혹평했지만 손흥민에게 벌어진 일 관리자 2024.03.20 7
552 봄이 오면 - 이 해인- 관리자 2024.03.24 7
551 지금 읽으면 좋은 봄 시 관리자 2024.03.27 7
550 4월의 환희 - 이 해인- 관리자 2024.04.11 7
549 익모초(益母草) 를 선물로 드립니다 관리자 2024.04.14 7
548 사랑에 답함 - 나태주 관리자 2024.04.23 7
547 하버드 대학 (Harvard University 관리자 2024.05.17 7
546 내 사랑은 빨간 장미꽃 관리자 2024.05.17 7
545 이정무 이정자 문우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관리자 2024.05.24 7
544 2024년 5월 22일 세상 떠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 [고두현의 아침 시편] 관리자 2024.05.27 7
543 접시꽃 당신 - 도 종환- 관리자 2024.05.30 7
542 102세 美참전용사,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 길에 숨져 관리자 2024.06.07 7
541 Happy Father's Day - Happy Runners Marathon Club 061624 관리자 2024.06.16 7
540 말(馬) 이한기 2024.07.07 7
539 하얀 거짓말 관리자 2024.07.03 7
538 시간의 그늘 - 정 현종- 관리자 2024.01.01 8
537 빈 집 - 기형도- 관리자 2024.01.02 8
536 엄마 걱정 - 기형도- 관리자 2024.01.02 8
535 남해금산 - 이 성복- 관리자 2024.01.02 8
534 떠도는 자의 노래 - 신 경림- 관리자 2024.01.12 8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