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닥터 지바고처럼

keyjohn2020.02.08 06:18조회 수 49댓글 2

    • 글자 크기
지난 밤 내내 
틀질하던 북풍덕에
아침에 하얀 솜이불이 지천이다.

목덜미를 더듬던 한기가
온몸을 훑고 바지아래로 나가니,
혁명의 소용돌이를 등지고
우랄산맥 기슭에 피신한 지바고인 양
몸이 후들댄다.

요동치는 사회에 분노의 화살도 당기지 못하고
가족과 사랑하나 이루지 못한 체
전장터에서 재회하는 설국의 연인들.

콧수염에 수정을 달고
끓는 물소리 반주 삼아
혁명과 사랑을 노래하던 닥터 지바고.

커피도 식어버리고
손마디도 굽어가는
겨울 아침,
혁명도 사랑에서도
멀어진 지바고는
시쓰는 흉내만 내고 있다.


*글쓴이 노트
간만에  쨍한 냉기가 느껴지는 아침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차들이 하얗다.

'설국'보다 '닥터 지바고' 먼저 생각나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
혹은 
'잡아보지 못한 손'에 대한 
미련 탓일까?

    • 글자 크기
고국여행 1 (해후) 수치

댓글 달기

댓글 2
  • 기정씨,나도 얼마전에 그 영화 다운로드 받아서 다시 봤어요

    마치 첨보는 영화같더라구요 오랫만이라

    저런 장면이 있었나 신기해 하면서 감상했습니다

    두 연인의 아련한 눈빛만 남데요 영화가 끝나니

    귀에 익숙한 아름다운 주제곡이 한동안 귀에 들렸습니다

    즐감

  • 기정시인님의

    언 겨울아침이 

    쩌~억하고 

    현실과 영화, 고전과 혁명사이에

    흑백의 이야기로 펼쳐진 듯 합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2 춘풍시샘2 2020.03.11 48
141 바늘1 2021.06.10 48
140 책을 많이 읽지 않으리6 2021.09.27 48
139 비행기 안에서9 2022.01.09 48
138 합리화의 거장 2016.07.23 49
137 시름의 크기2 2017.09.27 49
136 고국여행 1 (해후)1 2017.11.07 49
닥터 지바고처럼2 2020.02.08 49
134 수치1 2017.04.12 50
133 조셉씨 유감2 2017.06.13 50
132 절식 2018.03.31 50
131 무기력한 오후 2018.06.23 50
130 사평역에서 (곽재구)2 2019.12.12 50
129 그래도 긍정적으로2 2020.03.29 51
128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2 2020.06.08 51
127 부대찌게2 2020.06.16 51
126 우회2 2017.04.06 52
125 뒷담화1 2017.09.18 52
124 혀가 만드는 세상 2018.03.26 52
123 애틀란타 연가3 2019.12.29 52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