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山行)
나를 이끌고 돌(石)길이 자꾸 산(山) 속 깊이
들어가네
(遠上寒山石徑斜 원상한산석경사)
이윽고 흰 구름 이는 곳, 몇 채의 인가(人家)
(白雲生處有人家 백운생처유인가)
나는 수레를 멈추고 앉는다. 아, 저녁 햇빛에
붉은 가을
(停車坐愛楓村晩 정거좌애풍촌만)
이월(二月)의 꽃보다 붉은 산(山)에 가득한
가을!
(霜葉紅於二月花상엽홍어이월화)
- 두목(杜牧) -
칠언절구(七言絶句)의 시(詩). 두목(杜牧)의
시(詩)는 미끈함이 있다고 한다.
구성이나 언어가 빈틈이 없이 꽉 짜여 있다.
언어와 시상(詩想)은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조화(調和)를 이루었다.
이는 그의 정신(精神)이 균형(均衡)을 지니고
있는데서 오는 것이리라. 균형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는 표현기술에 있어서는
가(可)히 명수(名手)라 할 수 있겠다.
이 시(詩)를 소리내어 읽어보면 요즈음
Modernist의 시(詩)를 읽을 때와 같은 쾌감
(快感)을 느낄 수 있을런지도---
*두목(杜牧)(803 ~ 852)은 당(唐)나라 후기
(後期)의 시인. 아호(雅號)는 번천(樊川),
자(字)는 목지(牧之).
- 종우 이한기(미주한국문협 회원) -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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