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선인장

keyjohn2015.08.14 18:15조회 수 70댓글 4

    • 글자 크기


학교대신 대마초와 콜라를 들고 아이들이 노니는 골목에
연두색 받침에 거꾸로 메달린 노란종들이
부스럼처럼 붙어있다
그 중 부실한 조각하나 얻어 화분에 심었다.


아래 조각은 윗조각을 키우고
그 조각은 또 다른 조각을 키우며
작은 왕국을 이루며


비료도 물도 거부한 선인장은 암처럼
혹은 생계걱정 하는 집 아이들처럼
부지런히 자랐다.


화분왕국이 작아 땅위로 옮기는 아침
"가시많고 이상한 것을 왜 거기에 심어?"
아내가 돼지 멱을 딴다
'아 가엾은 중생아
붉고 화사하고 향기로워야만 꽃은 아니란다.'


독백으로만 반항하다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에
선인장을 분양하고


27년을 함께 먹고 자도 연결되지 않는 코드를
생각했다.


그 날밤 우리는 선인장 가시보다 길고 뾰쪽한
가시를 사이에 두고 선잠을 잤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02 휴스톤 그리고 샌디 누나2 2017.08.30 55
201 회색인간1 2015.10.24 69
200 홍등9 2020.08.29 74
199 혼자에 대하여4 2021.04.07 69
198 혀가 만드는 세상 2018.03.26 52
197 행복하기2 2021.12.06 38
196 핸디맨 2018.03.24 42
195 해뜨는 집4 2016.06.22 95
194 합리화의 거장 2016.07.23 49
193 하지 감자 2018.06.30 142
192 편지 2017.07.10 65
191 편안하시지요? 2018.10.12 46
190 파블로프의 개 2017.12.29 36
189 통증2 2016.12.19 59
188 캔쿤 기행 2017.01.19 69
187 춘풍시샘2 2020.03.11 48
186 춘몽4 2016.04.08 83
185 추화6 2016.09.08 81
184 추풍낙엽 2017.12.02 47
183 추억 2018.08.17 46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