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날
석정헌
지금은 오후 두시
잠시 내린 소나기에 씻긴 햇빛
윤기에 젖어 눈부시고
빛바래기 한창인 벗꽃
얄팍한 화려함이
열흘을 견딜려나
짙은 그림자
인간의 소리 잠적하고
생각 조차 잊어버린
생각 할 수도 없는 혼돈
어떻게 이길로 왔을까
무엇 때문에 여기로 왔을까
얼마나 더 높은 언덕을 올라야 할까
그림자 뒤에 채 피우지 못한 사랑
안타까운 그리움
눈부신 햇빛 비취지만
길위에서 길을 잃고 그저 헤메일뿐이다
배달된 뿌리짤린 아름다움
늦은 점심 라면이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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