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상이 있는 국수 집 - 문태준-

관리자2024.01.12 09:05조회 수 1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평상이 있는 국수집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

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6 내 글의 이해/송창재 이한기 2024.04.14 14
395 [나태주의 풀꽃 편지] 오래 살아남기 위하여 관리자 2024.04.18 14
394 47년 전통 이상문학상 운영사 바뀐다 관리자 2024.04.24 14
393 트바로티 김호중이 수감된 구치소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일 관리자 2024.05.30 14
392 102세 美참전용사,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 길에 숨져 관리자 2024.06.07 14
391 탈무드의 현명한 인생 처세술 관리자 2024.06.14 14
390 양대박 창의 종군일기 관리자 2024.06.16 14
389 유은희 시 ‘밥’ < 문태준의 詩 이야기 > 관리자 2024.06.16 14
388 더 깊이 사랑하여라 - J. Gaolt- 관리자 2023.12.04 15
387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철학적 계절, 12 관리자 2023.12.05 15
386 세월아 - 피천득 관리자 2023.12.06 15
385 간조 - 민구 시인- [책&생각] 세밑, 마흔살 시인의 이토록 투명한 청승 관리자 2023.12.22 15
384 비오는 날의 기도 - 양광모- 송원 2024.01.09 15
383 꽃 - 로버트 크릴리- 관리자 2024.01.10 15
382 언젠가는- 만해 한용운- 관리자 2024.01.26 15
381 도서출판 문학공원, 김영수 시인의 ‘탐라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펴내 관리자 2024.01.29 15
380 "설" 의 뜻 관리자 2024.02.11 15
379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세계의 명시 100선 관리자 2024.02.11 15
378 일본을 놀라게 한 아름다운 시 시바타 토요 - 약해 지지마- 관리자 2024.02.21 15
377 "스파 월드"는 휴스턴 주류 언론에서도 자주 취재할 정도로 명소 관리자 2024.03.15 15
이전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3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