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칼 국수 - 김 종재 -

관리자2024.01.12 09:09조회 수 15댓글 0

    • 글자 크기

 

 

칼국수 

 

김종제 ​

 

 

​불같이 화가 나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을 달래는데

​칼국수만한 게 어디 있을까

​밀가루를 얇게 반죽을 해서

​칼로 죽죽 찢어 한 냄비 끓이면서

​굵은 바지락 몇 개 집어넣고

​파 숭숭 잘라넣고

​잘게 썰은 매운 고추에

​붉은 고춧가루를

한 숟가락 풍덩 빠뜨린 다음에

​흐물흐물해진 칼을 후후 불면서

​방금 버무린 김치와 엮어

​입안으로 넘기면

​속이 다 시원해지는 것인데

​굳었던 혀가 얼얼해지고

​뻣뻣한 뒷목이 허물어지면서

​얼굴에 땀방울이 돋아나기 시작하는데

​그릇을 통째 들고

​뜨겁게 달아오른 저 붉고 푸른 국물을

​목구멍으로 한 모금 넘기면

​눈앞이 환해지면서

온몸에 칭칭 감긴 쇠사슬이 풀어지는데

​뼈가 나긋나긋해지고

​눈물이 절로 나는 것인데

​칼국수 다 비우고

​뜨거워진 마음을

​빈 그릇에 떡 하니 올려놓는 것이다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 글자 크기
코로나 새 변이 바이러스인 COVID-Omicron XBB 가 심합니다.. 마스크 착용하시고 조심하세요 (by 관리자) 침몰 직전 타이타닉호의 위대한 사랑이야기 (by 관리자)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83 평상이 있는 국수 집 - 문태준- 관리자 2024.01.12 18
582 평상(平床)/반칠환 이한기 2024.06.24 31
581 트바로티 김호중이 수감된 구치소에서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일 관리자 2024.05.30 19
580 트럼프 경호실 저격수팀이 있던곳과 범인이 있던곳 관리자 2024.07.14 1
579 테스트1 hurtfree 2015.02.05 13219
578 태권도 & K-Pop Festival 7년만에 재개 관리자 2024.05.28 12
577 탈무드의 현명한 인생 처세술 관리자 2024.06.14 19
576 탈무드 인맥관리 17계명 관리자 2024.01.14 12
575 탄허(呑虛)의 예언 이한기 2024.07.12 11
574 탄생誕生 이한기 2024.02.25 40
573 타령(打令) 이한기 2023.11.18 45
572 큰 바위 얼굴 관리자 2024.06.27 24
571 코미디언 양세형, 시인으로 인정받았다…첫 시집 '별의 집' 베스트셀러 기록 관리자 2024.01.08 16
570 코로나 새 변이 바이러스인 COVID-Omicron XBB 가 심합니다.. 마스크 착용하시고 조심하세요 관리자 2024.01.17 41
칼 국수 - 김 종재 - 관리자 2024.01.12 15
568 침몰 직전 타이타닉호의 위대한 사랑이야기 관리자 2024.06.16 40
567 칠월의 시 - 이 해인 관리자 2024.07.09 8
566 친구야 너는 아니? - 이 해인- 관리자 2024.04.16 14
565 출판기념회2 왕자 2015.11.21 132
564 춘야희우/두보 이한기 2024.03.04 3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3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