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平床)
반칠환
얘들아, 저녁 먹자
등잔불 끄고 평상으로
나오너라
허기진 나는
꿩에 병아리처럼
튀어나가고
암탉 같은 엄마는
양푼 그득
수제빌 안고 온다
니째 성, 모깃불에
풀 한 뭇 더 얹고
다담 바른 누나가
숟가락 쥐어줄
새도 없이
아이 내구어―
아이 내궈
식구들 둥글게 모여
수제빌 먹는다
하아, 개복상낭구에
걸렸던
애호박이 맛있구나
식구들 모두
부른 배 내어놓고
평상에 누우면
나도 볼록한
조롱박 배를 두드리며
누나 팔베개 고쳐 벤다
소 없는 외양간 우에
박꽃이 환하구나
으음, 박꽃!
박꽃? 꽃밭!
밭두렁!
렁? 렁?
나는 말꼬릴 잇지 못해
발을 구르고
누나는 깔깔대며
내 코를ㅍ비튼다
누가 밤 하늘에
옥수수알을 뿌려놨으까
까막새가 다 줘 먹는 걸
보지 못하고
나는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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