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쿠(俳句, 배구)
감상
"나팔꽃에게
두레박을 빼앗겨
물을 버렸네"
<감상>
이른 아침 촉촉한 이슬을
밟아 새소리 들으며
우물가로 다가간 한 사람
두레박을 던지려는 찰나
저런!
벌써 두레박을 차지한
생명이 있네
안녕, 나팔꽃
빗줄에도 푸릇푸릇한
줄기가 빙글빙글
덩굴져 있고 여기 저기
보라빛 꽃도 싱그럽다.
물을 길으려면 이 아침
귀한 생명을 죽여야
하리라.
물 길으려 온 사람은
입가에 미소라도 짓지
않았을까!
너에게 두레박을
빼앗겼으니 오늘 아침
쓸 물은 다른데서 빌리라
물 긷기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하이쿠 한 수>
"박꽃이라
어디론가 숨어도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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