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의 시
천양희
눈이내리다 멈춘 곳에
새들도 둥지를 고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웃으며 걸어오고 있다
바람은 빠르게 오솔길을 깨우고
메아리는 능선을 짧게 찢는다
한 줌씩 생각은 돋아나고
계곡은 안개를 실어 올린다
바읫등에 기댄 팽팽한 마음이여
몸보다 먼저 산정에 올랐구나
아직도 덜 핀 꽃망울이 있어서
사람들은 서둘러 나를 앞지른다
아무도 늦은 저녁
기억하지 않으리리
그리움은 두런두런 일어서고
산 아랫마을 지붕이 붉다
누가, 지금 찬란한 소문을
퍼뜨린 것일까
온 동네 골목길이 수줍은 듯
까르르까르르 웃고 있다
2024년 2월 20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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