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뭐냐?
조동안
팬데믹이 사람들의 움직임을 묶으면서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고 점점 궁핍해지는 생활로 인하여 그 마음은 점점 더 각박해지고 있다 .
코비드19로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데다 좀도둑이나 강도들에 대한 염려와 두려움마저 갖게 되면서 사람을 만나고 일을 해야 하는 히어로들마저도 그나마 남아 있던 사람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도 들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눈빛도 차가와 지며, 조심하며 지내라며 아이들과 아내를 다짐시키고, 왠만하면 바깥 외출은 줄이고 집에서 생활하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컴퓨터나 TV앞에서 지루한 시간을 때우는 날이 많아졌다.
SNS영상을 통하여, 감미로운 음악도 들어 보고, 세상의 이슈들도 훔쳐보다가 사람들의 감동적인 사연들을 접하면서, 얼어 붙은 호수가 봄바람으로 녹듯 훈훈해지고 있었다.
어려운 생활고로 89세의 나이에 피자 배달하는 노인에게 SNS를 통해 성금을 모금하고 전달한 사연
갓난 아기의 심장병으로 밖에 나갈 수 없어 모든 생필품과 약품을 배달에 의지하던 부부가 배달부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어 붙혀 놓은 메세지를 본 배달부는 아이의 쾌유를 위해 바쁜 가운데에도 잠깐의 시간을 내어 현관 앞에서 아이를 위한 기도를 하고 돌아가는 사연
비 오늘 날에 음식 배달을 시키고 1시간이 넘어 늦게 온 배달부가 빗속에 넘어져 음식도 모두 섞여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음식값을 받지 않겠다는 말에, 오히려 비가 내리는데 배달시켜 미안하다며 따뜻한 말과 팁을 더 얹어 쥐어 주는 사연들을 보면서 눈시울을 적셨다.
세상은 여전히 사랑이 가득하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 먹으면서도 내 안에서는 책망하는 목소리가 커다랗게 들렸다.
“너는 뭐냐?”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