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상(平床)/반칠환

이한기2024.06.24 07:36조회 수 33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img.png

 

평상(平床)

                      반칠환

 

얘들아, 저녁 먹자

등잔불 끄고 평상으로

나오너라

허기진 나는

꿩에 병아리처럼

튀어나가고

암탉 같은 엄마는

양푼 그득

수제빌 안고 온다

니째 성, 모깃불에

풀 한 뭇 더 얹고

다담 바른 누나가

숟가락 쥐어줄

새도 없이

아이 내구어―

아이 내궈

식구들 둥글게 모여

수제빌 먹는다

하아, 개복상낭구에

걸렸던

애호박이 맛있구나

  

식구들 모두

부른 배 내어놓고

평상에 누우면

나도 볼록한

조롱박 배를 두드리며

누나 팔베개 고쳐 벤다

소 없는 외양간 우에

박꽃이 환하구나

으음, 박꽃!

박꽃? 꽃밭!

밭두렁!

렁? 렁?

나는 말꼬릴 잇지 못해

발을 구르고

누나는 깔깔대며

내 코를ㅍ비튼다

누가 밤 하늘에

옥수수알을 뿌려놨으까

까막새가 다 줘 먹는 걸

보지 못하고

나는 잠이 들었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2 내가 좋아하는 사람 이한기 2024.06.04 25
501 밥풀 - 이 기인- 관리자 2023.12.17 16
500 봄 날 이한기 2024.04.04 23
499 양과 늑대의 평화조약 이한기 2024.04.26 251
498 높새가 불면 - 이 한직 - 관리자 2023.12.17 10
497 그대여서/ 이명길 이한기 2024.01.07 45
496 과하지욕(胯下之辱) 이한기 2024.05.28 30
495 소월에 대하여 관리자 2023.12.04 14
494 귀천 -천상병- 송원 2024.02.10 10
493 시인의 향기 - 이 강흥- 송원 2024.02.13 23
492 봄꽃을 보니 - 김 시천- 관리자 2024.04.20 21
491 첫 눈 - 이승하 관리자 2023.12.17 16
490 수도거성(水到渠成) 이한기 2024.06.01 48
489 어디까지 갈것인가 이한기 2024.07.04 27
488 2022년 12월 연말총회 결과보고 배형준 2022.12.12 107
487 문예감성이 배출한 김봄서 시인 파키스탄 진출 관리자 2024.02.21 16
486 내 글의 이해/송창재 이한기 2024.04.14 16
485 꽃이 화사하게 핀 선인장 관리자 2024.04.08 14
484 저녘 놀 - 오일도- 관리자 2024.02.25 27
483 더 깊이 사랑하여라 - J. Gaolt- 관리자 2023.12.04 18
이전 1 ... 4 5 6 7 8 9 10 11 12 13... 3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