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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가시 쥐고

이한기2023.12.15 10:05조회 수 82추천 수 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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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손에 가시 쥐고

 

한 손에 가시 쥐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렀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 우탁(禹卓) -

 

이 시조(時調)는 평(平)시조, 단(短)시조

이며 직서적(直敍的)이다.

제재(題材)는 '백발(白髮)', 주제(主題)는

'늙음에 대한 한탄(恨歎)'이다.

 

누가 뭐래도 늙어간다는 것은 서러운 것

이다.

 

태어날 때 우리는 단 한명의 예외도 없이

'죽음'이라는 선고(宣告)를 받았다.

그러나 이 선고의 집행유예(執行猶豫)

기간은 강산(江山)이 네 번 가량 바뀐 후

부터 우리는 늙어가며 그 끝은 '죽음'이다.

그렇게 지음을 받았다.

 

나이를 먹고 늙어감을 얼마나 서럽게

느꼈기에 가시와 막대를 양손에 들고

백발을 쳐서 쫓으려 하였겠는가?

 

'늙음'이라는 추상적(抽象的인 인생길을

구체적(具體的)이며 시각적(視覺的)인

'길'로 전환(轉換)시키고 인생무상(人生

無常)을 느끼게 하며 인간이 세월을

기억하려는 것에 대한 익살스런 표현을

하고 있지만 인간의 한계성(限界性)을

느끼게 한다.

 

'세월(늙는 길)과 늙음(백발)'을 구상화

(具象化)한 공감적(共感的) 심상(心象)을

통해 늙음에 대한 안타까움을 간결하면

서도 매우 또렷하게 나타내었다.

영겁(永劫)으로 흐르는 세월, 그 누가

멈추게 하리요!

 

이 한 해도 저물어간다.

늙음에 대한 '우탁'의 안타까움이

'이역만리(異域萬里)에 나그네 된 자'의

늙음만큼이나 안타깝고 서러울리야

있으랴!

 

*우탁(1262 ~ 1342)

  지금의 충북 단양 출생. 본관(本貫)은

  단양(丹陽), 고려 후기의 문신(文臣),

  학자였다. 아호(雅號)는 백운(白雲),

  역동(易東), 자(字)는 천장(天章),

  시호(諡號)는 문희(文僖).

 

               - 종우(宗愚) 이한기 - 

                (미주한국문협 회원)

              (애틀랜타문학회 회원)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12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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