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비오는 날/천양희

keyjohn2022.02.27 08:34조회 수 72댓글 4

    • 글자 크기

비오는 날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벌을 샀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Ⅲ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
자동차가 되어 있다
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무릎 세우고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여자
고흐의 그림 '슬픔'을 생각 한다
내가 그토록 사랑한 '슬픔'이
어느새 내 슬픔이 되어 있다
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
비가 오고 있었다



*옮긴이 노트


아무 셔츠에 

아무 바지에

아무 우산을 쓰고

아무나를 만나

아무 말이나 하든지 말든지 하면서

마시다, 듣다, 비를 바라보다. . .


느닷없는 격정에 서로의 손이 닿아도

우리 손을 놓치 말기로 해요.


https://images.app.goo.gl/r8SS5n5eFiJZr2Fk6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 2022.2.27 11:44 댓글추천 0

    슬픈 여자!

    위로해 주고 싶어라!

    잘 감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한기님께
    keyjohn글쓴이
    2022.2.27 12:13 댓글추천 0

    가까이 계신 슬픈 여자 부터 챙기심이 ㅎㅎ


    기압과 일사량과 대기의 불안정 같은 것들이 만들어 낸

    '날궂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저도 그런 이들 중 하나 인 듯!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빈번하게 건드린  비오는 날의 시심을

    독창적으로 풀어 낸 양희님의 글!


    기도와 시와 대화가 있는 편안한 하루 되세요.

    늘 감사합니다.

  • 2022.2.28 15:26 댓글추천 0

    여자의 슬픔을 떠나서 반 고흐 자신이 늘 슬픈 삶을 살았던것 같읍니다

    그가 우울증에 빠져 결국은 총으로 자살했는데 죽기전에 남기 유명한 말 이 있읍니다.

    - 슬픔은 영원히 계속 되리라. The sadness will last forever


  • 2022.3.2 17:00 댓글추천 0

    비 오는 날엔 비를 맞는 낭만을 배우며 

    처절하게 비에젖어 가슴앓이에 빠져

    살풋하게 따스한 아랫목에 빠져들어

    낮잠 한숨 자고나면 내리던 비는 그치고 

    아프던 가슴상처 응얼이 말라 빠져버리듯이

    언제 그랬냐는듯이 

    머리칼 휘날리며

    콧노래 흥얼거리게 되지는 않을랑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36 벌罰과 관용寬容 이한기 2024.04.22 28
335 벌거벗은 임금 이한기 2024.07.04 23
334 법성게(法性偈)[발췌(拔萃)] 이한기 2023.10.19 67
333 법정스님의 인생편지 "쉬어가는 삶" 관리자 13 시간 전 3
332 벽상壁上에 걸린 칼이 이한기 2024.02.23 38
331 별/가람 이병기 이한기 2023.10.12 60
330 복福과 축복祝福 이한기 2024.04.01 19
329 볼리비아 여행지에서... - 이 외순- 관리자 2024.02.11 23
328 봄 날 이한기 2024.04.04 22
327 봄꽃을 보니 - 김 시천- 관리자 2024.04.20 15
326 봄날 고천 김현성1 관리자 2024.02.20 30
325 봄바람 향기香氣 이한기 2024.02.29 46
324 봄비 - 심훈 - 관리자 2024.02.18 17
323 봄을 기다림(待春)/杜甫 이한기 2024.03.21 37
322 봄을 찾아(探春) 이한기 2024.02.22 43
321 봄을 찾은 벗 이한기 2024.02.24 23
320 봄이 오면 - 이 해인- 관리자 2024.03.24 8
319 봄이오는 길목에서 - 이 해인- 관리자 2024.03.04 8
318 봉사奉仕라는 가면假面 이한기 2024.02.14 39
317 부부/문정희4 keyjohn 2022.03.18 74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3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