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시/정호승

이한기2024.06.09 14:03조회 수 31댓글 0

    • 글자 크기

         가시 / 정호승 

 

지은 죄가  많아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젖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하라고

 

장미는 꽃에서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가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서

가장 멀리 가는

향기가 난다고

 

장미는 시들지도 않고

자꾸자꾸 피어나

 

나는 봉은사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평생토록 내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를 힘껏 뽑아내려고

하다가 슬며시 그만두었다

    • 글자 크기
델타항공이 띄우는 ‘애틀랜타’… 한국인 美 여행 ‘핫플’ 거듭나 (by 관리자) 102세 美참전용사,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 길에 숨져 (by 관리자)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1 속담(俗談) 이한기 2024.06.13 35
550 K2-18B 이한기 2024.06.13 29
549 양금희 시인 이한기 2024.06.12 24
548 고(故) 김광림 시인 이한기 2024.06.11 26
547 Happy Runners Marathon Club meeting on 060924 관리자 2024.06.10 11
546 기탄잘리 신께 바치는 노래- 타고르 관리자 2024.06.10 10
545 델타항공이 띄우는 ‘애틀랜타’… 한국인 美 여행 ‘핫플’ 거듭나 관리자 2024.06.10 18
가시/정호승 이한기 2024.06.09 31
543 102세 美참전용사,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식 참석 길에 숨져 관리자 2024.06.07 21
542 민심(民心)은 천심(天心) 이한기 2024.06.07 25
541 어떤 인생 관리자 2024.06.06 24
540 “어쩌면 시 쓰기가 멈춰지지 않아서”…‘여든’ 나태주 시인의 봄볕같은 고백 [북적book적] 관리자 2024.06.06 203
539 현충일-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관리자 2024.06.06 14
538 동방의 등불 -타고르- 관리자 2024.06.06 17
537 6월의 시 모음 관리자 2024.06.05 16
536 내가 좋아하는 사람 이한기 2024.06.04 25
535 수도거성(水到渠成) 이한기 2024.06.01 45
534 하나에서 열까지 이한기 2024.06.01 38
533 제26회 재외동포 문학상 공모 … 오는 6월 30일까지 관리자 2024.05.30 24
532 “어쩌면 시 쓰기가 멈춰지지 않아서”…‘여든’ 나태주 시인의 봄볕같은 고백 [북적book적] 관리자 2024.05.30 32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3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