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물녘/박정원

이한기2024.02.15 10:15조회 수 34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저물녘

 

박정원

 

아름다워라, 상큼한 낙엽내음도 

수미산으로 퇴근하는 새소리도 

나를 에워싼 어둠마저도

다 품고 살면서 

괜찮은 척 모르는 척 지낼 순 없나

입을 잠시도 놔두지 않는 물비늘아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가는 강물아

여전히 내 속을 베어가는 구나

기왕이면 품위 있게 깨져라 터져라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 마라

강물은 강물답게 노을은 노을답게 

물속에서 산수화를 치다가 

서산 정수리에서부터

까맣게 메워오는 붓 한 자루

미안하다 

제대로 그리지 못해 더욱 눈부신

아름다움에게

울음을 울음답게 터치 못해

더욱 서글픈 슬픔에게

같은 허공 같은 세대에 태어나

갖은 풍파를 겪는 사람들에게

평등하다지만 평등하지 않은

인생에게 오지 않을 듯 갔다가 다시

오는 태양에게.

 

   

      *2023년 <한국작가회의>

                  연간 시집.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03 협객(俠客) 이한기 2023.10.26 60
502 행복 - 천상병- 관리자 2024.02.09 7
501 함께라서 행복하다 - 이 강흥- 관리자 2024.02.13 9
500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11] 꽃을 따르라 관리자 2024.03.20 10
499 어느 노老교수의 이야기 이한기 2024.04.12 16
498 The $105 Trillion World Economy 관리자 2024.02.13 10
497 질문과 대답 이한기 2024.04.29 11
496 『농무』의 시인 고 신경림 “어허 달구 어허 달구 한 세월 장똘뱅이로 살았구나” [김용출의 문학삼매경] 관리자 2024.06.14 4
495 별/가람 이병기 이한기 2023.10.12 58
494 탈무드의 현명한 인생 처세술 관리자 2024.06.14 6
493 첫 키스에 대하여 - 칼릴지브란- 관리자 2024.02.24 24
492 홀로서기 1, 2, 3 - 서 정윤 관리자 2023.12.04 12
491 제1회 김재윤문학상 제정...제주 초·중학생 시(詩) 공모 관리자 2024.05.09 7
490 욕지, 감꽃 목걸이/김연동 이한기 2024.05.13 24
489 [축시] 행복은 선택 - 송원 박 항선- 송원 2024.04.04 12
488 대보름/박경리 이한기 2024.02.24 33
487 사랑의 향기 풍기는 사람 관리자 2024.03.05 4
486 대부(大夫)(1) 이한기 2023.12.04 77
485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학관- 공주시 가볼 만한 곳 관리자 2024.03.05 8
484 ‘파도 파도 미담만’ 토트넘 캡틴 손흥민, 동료 부상에 불같이 화낸 이유는? 관리자 2024.03.14 1
이전 1 2 3 4 5 6 7 8 9 10... 3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