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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산다/김준철

이한기2024.01.04 10:36조회 수 79추천 수 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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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산다/김준철

 

                      하루가 하루를 덮고

              그 하루가 다른 하루를 녹이고

        또 하루가 그걸 채우고 비우고 지우고

                  어느 하루는 기억이 되고

              그 하루는 저 하루를 위로하고 

          그 다음 하루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다독다독

       하루의 허락으로 또 하나의 하루를 사는

 

                     버릇처럼 지나친 시간

                      그 끝자락의 아우성

                      고요한 밤의 어둠이

               서늘한 바람을 타고 다가온다

       다가와서 삐죽 얼굴을 내밀고 속삭인다

               수고했다 고생했다 잘 버텼다

 

               하루가 시무룩하게 사라진다

                 시간은 그렇게 사라졌다가

                       불쑥, 뜬금없이 불쑥,

       오늘처럼 나타나기도 하며 그렇게 산다

 

  *김준철 시인, 제23대 미주한국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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