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별/가람 이병기

이한기2023.10.12 21:26조회 수 59댓글 0

    • 글자 크기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 서서 별을 헤어보노라 

 

                --가람 이병기--

 

서늘한 가을 초저녁에 바람을 쐬러 뜰

앞에 홀로 나와 서녘하늘에는 구름이

걷히고 나타나는 초사흘달(초승달)과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본다.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風景畵)가

눈앞에 펼쳐진 듯 서경적(敍景的)이며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가을의

정취(情趣)가 분수(噴水)처럼 뿜어

나오는 서정적(抒情的)인 시조(時調)

라고 느껴진다.

 

세상살이 번민(煩悶)을 훌훌 털어내고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푸른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繡)놓은 별들을 한 동안

헤아리다 어느새 무념무상(無念無想)

의 별나라 뜰 앞에 서있었으리라.

 

내일(9월 23일)은 가을이 시작되는

추분(秋分)이다.

저녁엔 제법 바람이 서늘하고 하늘도

꽤 높아졌다.

초저녁 하늘 한 가운데 나온 반달을

바라보며 맑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

하자.

이 가을에는 부디 부질없는 속앓일랑

하지말자.

 

이 시조를 가사로 한 '이수인'의 가곡

'별'이 널리 애창(愛唱)되고 있다.

 

<글쓴이 Note>

가람 이병기(1891~1968) : 전북 익산 출생,

본관(本貫)은 연안(延安),  한성사범학교

졸업, 독립유공자, 교육자, 국문학자, 시조

시인이며 서울대 교수,학술원 회원, 국방부

전사(戰史)편찬위원장을 역임.

문화포장(文化褒章) 수훈, 학술원 공로상

수상. 건국훈장(建國勳章) 애국장(愛國章)

추서(追敍).

저서로는 국문학전사(全史), 국문학개론,

가람문선(文選), 가람시조집 등이 있다.

 

                 종우(宗愚)이한기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원)

 

*Atlanta 한국일보 게재.

    (2023년 9월 22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2 [마음이 머무는 詩] 삼월에 오는 눈-나태주 관리자 2024.04.08 8
111 [축시] 촛불잔치 -박달 강희종- 관리자 2024.04.04 8
110 NYT 이어 美비평가도 격찬한 한국詩 대모 김혜순 작가 관리자 2024.03.24 8
109 귀천 -천상병- 송원 2024.02.10 8
108 사랑 굿 - 김 초혜- 관리자 2024.01.30 8
107 동백꽃 지는 날 - 안도현- 관리자 2024.01.30 8
106 노후찬가(老後讚歌) 관리자 2024.01.29 8
105 돌맹이 하나 - 김 남주- 관리자 2024.01.29 8
104 도서출판 문학공원, 김영수 시인의 ‘탐라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펴내 관리자 2024.01.29 8
103 할매 언니들이 꽉 안아줬다…불타고, 맞고, 으깨진 시인의 세상을 관리자 2024.01.27 8
102 [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4] 사랑 관리자 2024.01.22 8
101 행복한 존재 - 김 은주- 관리자 2024.01.13 8
100 떠도는 자의 노래 - 신 경림- 관리자 2024.01.12 8
99 엄마 걱정 - 기형도- 관리자 2024.01.02 8
98 대학 시절 - 기 형도- 관리자 2024.01.02 8
97 바보같은 삶- 장기려 박사님의 삶 관리자 2023.12.03 8
96 김소월 진달래꽃 분석 총정리 : 관리자 2024.06.27 7
95 자율주행차 양산나선 中… 美보다 먼저 상용화시대 연다[글로벌 리포트] 관리자 2024.06.16 7
94 Happy Father's Day - Happy Runners Marathon Club 061624 관리자 2024.06.16 7
93 2024년 5월 22일 세상 떠난 신경림 시인의 ‘가난한 사랑 노래’ [고두현의 아침 시편] 관리자 2024.05.27 7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