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물녘/박정원

이한기2024.02.15 10:15조회 수 43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저물녘

 

박정원

 

아름다워라, 상큼한 낙엽내음도 

수미산으로 퇴근하는 새소리도 

나를 에워싼 어둠마저도

다 품고 살면서 

괜찮은 척 모르는 척 지낼 순 없나

입을 잠시도 놔두지 않는 물비늘아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르고 가는 강물아

여전히 내 속을 베어가는 구나

기왕이면 품위 있게 깨져라 터져라 

멈추지 말고 뒤돌아보지 마라

강물은 강물답게 노을은 노을답게 

물속에서 산수화를 치다가 

서산 정수리에서부터

까맣게 메워오는 붓 한 자루

미안하다 

제대로 그리지 못해 더욱 눈부신

아름다움에게

울음을 울음답게 터치 못해

더욱 서글픈 슬픔에게

같은 허공 같은 세대에 태어나

갖은 풍파를 겪는 사람들에게

평등하다지만 평등하지 않은

인생에게 오지 않을 듯 갔다가 다시

오는 태양에게.

 

   

      *2023년 <한국작가회의>

                  연간 시집.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61 침몰 직전 타이타닉호의 위대한 사랑이야기 관리자 2024.06.16 46
260 시(詩), 그리고 무의식(無意識) 이한기 2023.10.14 155
259 방송중학교 다니며 시집 펴낸 팔순 할머니 “황혼길 아름답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관리자 2024.01.10 10
258 희망가 - 문병란- 관리자 2024.01.31 17
257 감상문感想文 이한기 2024.03.24 76
256 할미꽃 (白頭翁) 관리자 2024.04.10 10
255 Happy Father's Day - Happy Runners Marathon Club 061624 관리자 2024.06.16 10
254 진 달래꽃 - 김 소월- 관리자 2024.01.26 8
253 [태평로] 김혜순 시인이 세계에 쏘아 올린 한국詩 관리자 2024.04.10 13
252 소크라테스의 사과 이한기 2024.04.25 42
251 나를 좋아하기 연습 관리자 2024.01.31 16
250 어머님 생각 - 신사임당- 관리자 2024.02.08 15
249 내 마음은 어디에 있나요 이한기 2024.05.16 28
248 동방의 등불 -타고르- 관리자 2024.06.06 17
247 자율주행차 양산나선 中… 美보다 먼저 상용화시대 연다[글로벌 리포트] 관리자 2024.06.16 20
246 12월엔.... 송원 2023.12.21 18
245 현충일-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애국선열과 국군 장병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관리자 2024.06.06 14
244 “어쩌면 시 쓰기가 멈춰지지 않아서”…‘여든’ 나태주 시인의 봄볕같은 고백 [북적book적] 관리자 2024.06.06 204
243 Arizona 와 Utah 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해 보세요 관리자 2024.01.31 37
242 중앙일보 (7월의 시) 강화식 2021.08.11 56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34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