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에는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비방이나 험담은 자제 해주시기 바랍니다

평상이 있는 국수 집 - 문태준-

관리자2024.01.12 09:05조회 수 18추천 수 1댓글 0

    • 글자 크기

 

 

평상이 있는 국수집

 

문태준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일을 손 놓고 온 사람도 있다

사람들은 평상에만 마주 앉아도

마주 앉은 사람보다 먼저 더 서럽다

세상에 이런 짧은 말이 있어서

세상에 이런 깊은 말이 있어서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큰 푸조나무 아래 우리는

모처럼 평상에 마주 앉아서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8 [축시] 촛불잔치 -박달 강희종- 관리자 2024.04.04 15
447 중용中庸의 덕德 이한기 2024.04.12 15
446 내 글의 이해/송창재 이한기 2024.04.14 15
445 회원 여러분 가능하시면 웹싸이트에 마련된 각자의 글방에 자작글을 올리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관리자 2024.04.14 15
444 지갑속에 담긴 사랑 관리자 2024.04.18 15
443 [나태주의 풀꽃 편지] 오래 살아남기 위하여 관리자 2024.04.18 15
442 감정(感情) 관리자 2024.05.02 15
441 김지수 "멋진 질문을 필요없다" 관리자 2024.05.07 15
440 하버드 대학 (Harvard University 관리자 2024.05.17 15
439 나그네 관리자 2024.05.30 15
438 한국 역사의 숨은 진실 이한기 2024.06.26 15
437 시를 쓰는 바보 이한기 2024.06.26 15
436 악의 평범성/지은경 이한기 2024.07.02 15
435 두 번은 없다 이한기 2024.07.01 15
434 기사와사(起死臥死) 이한기 2024.07.09 15
433 묵상(默想) 이한기 2024.07.11 15
432 이승하 시인의 ‘내가 읽은 이 시를’(333) 어느 어머니의 이야기―김일태의 「만다꼬」 관리자 2023.12.02 16
431 바보같은 삶- 장기려 박사님의 삶 관리자 2023.12.03 16
430 죽음을 향한 존재(Sein-zum-Tode)-철학적 계절, 12 관리자 2023.12.05 16
429 제임스 조이스 첫 시집과 새 번역 '율리시스' 동시 출간 관리자 2023.12.16 16
이전 1 ... 5 6 7 8 9 10 11 12 13 14... 32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