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서 내리는 순간 아침에 느꼈던 찬기운이 다시 한번 우리들의 얼굴을 덮었으나, 분주한 방문객들로 인하여 괜시리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여기 저기 산에 오르기 위해 채비하는 친구들 사이를 비집고 우리는 스톤마운틴의 정상으로 향했다. 이미 정상에서 내려 오며 큰 목소리로 수다는 떠는 부지런한 무리들이 우리에게 간단한 눈인사 를 하며 가던 길을 가고 있다.
10분 정도를 오르다 보니 YOUTUBE에서 돌아 다니는 GUM TREE가 보이기 시작했고, 그 흉직한 검딱지가 산으로 오르는 전봇대에 언제부터 붙혀지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모습도 이미 유명세를 치르고 있었다.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아틀란타의 명소 ‘스톤마운틴’을 다녀갔다는 인증샷의 새로운 명물이 되는 아이러니는 모순의 세상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또 다른 상징적 표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위 바닥에 쓰여진 낙서꾼들의 이해 못할 내용 사이로 1800년대에 쓰여진듯 보이는 연인의 하트를 바라보다,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란 것이 동서양, 시대 불문으로 변하지 않는 가보다. 바닥의 낙서를 읽어 가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산중턱에 이르렀고, 아직 안개가 가시지 않은체 보이는 아틀란타의 다운타운에 마음을 빼앗겨 한참을 바라보다 사진 한 컷을 찍었다.
정신을 놓고 멀리 있는 다운타운을 바라 보다 문득 아내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찾아 보니 벌써 한참 위로 오르고 있기에 미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포즈를 취하게 하고 아내의 모습도 한 컷 잡았다.
정상에 오르자 밑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작은 웅덩이들이 보이기 시작을 했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구슬놀이을 할때 땅 위에 발뒤꿈치로 밟아 만들었던 작은 구멍들이 여기 저기 있었는데, 왜 이런 구멍이 생겼을까 궁금하기 까지 했다.
아직은 이른 시간이라 SKYRIDE PLAZA가 열리지는 않았지만 덕분에 좀 한가한 모습으로 주변을 돌아 가며 사진도 찍고 멀리 아틀란타의 주변을 돌아 보며 정상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많은 상쾌함을 마음껏 누렸다.
우리는 강한 바람을 피해 정상의 바위 덩어리 한 켠에 앉아 챙겨 온 커피와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늦가을의 토요일 아침의 햇살을 맞으며, 함께 하는 삶의 기쁨을 만끽하였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