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꽃 숲을 걸으리
송원 박 항선
보라색 아이섀도를 바르고
반짝이지 않는
연 보랏빛 시폰 원피스에
하늘하늘한 스카프를 휘날리며
향기로운 등꽃 숲을 찾으리
유리는 아니어도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 구두를 신고
그 보랏빛 숲을 걸어가리
등꽃으로 만든
화관을 쓴
보랏빛 프시케가 되어보리
등꽃 향이 진동하는
그 숲에서 꽃향에 취해
잠이 들면 어떠리
보라색 망토를 걸치고
등꽃 숲으로 산책 나온
사랑하는 님 에로스가
향기로운 입맞춤으로 나를 깨우리
나는 기꺼이
그 숲에서 받을
프러포즈에 응하리
비록 아프로디테의 시집살이가
기다린다고 해도
천상의 보라색 등꽃 숲을 걸으리
사랑의 활과 화살을 든
그대의 손을 잡고
기꺼이 나는
보라색 등꽃 숲을 찾으리
금빛 햇살
2021년 4월 12일 주일
* 시작노트
4월이면
높은 나무를 따라
보랏빛 등꽃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으면
보라색 환상에 젖을 만큼
숨막히는 풍경을
즐길 수 있어 좋았던
어느 해인가
써본 글입니다
야유예배를 가서도
하이웨이를 지나도
아침산책을 할 때도
흐드러졌던
보랏빛 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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