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세월
석정헌
밀고 오는 세월
추위는 뒤쫓아 오고
바람은 내마음을 흔들어
굳은 얼굴 파랗게 물들인다
쓸쓸히 밀려가는
황량한 남은길
우매한 전설 거처야 할 업보인데
어디서 인지 다시 세차게 불어
나의 몸을 움추리게 만든다
강한 추위조차 바람에 밀리고
내 힘에 겨운 바람인가
가슴에 안기다만 적적한 바람
혼미한 정신은 그래도 숨쉬며
사랑과 미움의
마음에도 없는 말을 불쑥 뱉어내며
꺽어진 무릎위에
쌓인 가랑잎을 흔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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