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먹음직스러운 햇빛이 가득한 건
근래 보기 드문 일
오랜 허기를 채우려고
맨발 몇이
봄날 오후 산자락에 누워 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햇빛을
연초록 잎들이 그렇게 하듯이
핥아 먹고 빨아 먹고 꼭꼭 씹어도 먹고
허천난 듯 먹고 마셔 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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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남아도는 열두 광주리의 햇빛!
* 옮긴이 노트
한약처럼 오래 끊여 불린 누룽지에
고춧가루가 범벅인 부추 김치를 겯들여 흡족한 점심을 먹고
커피까지 후루룩 거리며 마시고 나니
배부른 돼지가 된 듯 약간은 불만족스러운 기분이다.
연초록 잎들이 흔들리는 것이 느린 TV 화면처럼 보이는 것은
노안 탓이겠지만 몽환적인 이어서 색다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불투명한 기분도 나쁘지 않은 오후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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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배불리 드시고 커피까지
한 잔 하셨으니 부러울게
없지요.
햇빛도 과식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던데 배불리 먹고도
12 광주리----
좋은 글 즐감! 감사합니다.
'까칠이' 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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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기님께
제 식상한 '먹는 타령'에 추임새 넣어 주심에 기뻐요 ㅎㅎ
'광주리'란 말이 참으로 곱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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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소처럼 masticating 할 망정 그래도 많이 많이드세요.
곧 또 없어져서 몇날이구 허기질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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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오님께
네 궂은 날에 대비에
양분을 비축해 두는 것이 현명할 듯 해요.
창오님 덕분에 chew에서 masticating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뿌듯한 느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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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wing 은 우리도 할 수 있지만 특히 소같은 초식동물에 두고 두고 씹는 masticating 을 쓰거든요. 죄송 덧붙힌 설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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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오님께
Masticating!
되새김?
반추反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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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펜데믹 때
저야 말로 허락된 과식으로
과(?)체중이 될뻔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저도 나희덕님의
"허락된 과식"을 읽었더랬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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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원님께
프시케님 카페에
커피나 한 잔 하러 들렀더니
맛깔스러운 핫윙도 있어서
푸짐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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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john님께
ㅎㅎㅎ
지난 펜데믹엔
정말 오랜만에
허락된 과식(?) 을 마음껏 했던
딸과 함께 요리를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커피를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핫윙이라도 많이 드시고 가셨겟지요?
ㅎㅎㅎ
적어도 저와 딸이 만든 음식이니
안전할 겁니다
ㅎㅎㅎ
감사합니다 총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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