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울
조동안
거울을 본다
세월이 있다.
눈가에 깊어진 주름
검은 머리 사이에
늘어난 흰 머리
줄어드는 머리숱
형광빛에 비쳐
드러나는 머리 속살이
못내 서럽구나
시절의 화려함이
주름 사이로 숨겨지고
서서히
노년의 길로 이르러도
원숙해진 삶의 한 켠에서
기꺼운 맘으로
받으며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얼굴에 그려질
삶의 아픔과 상처
혹여 지울수 없다면
주름의 깊은 골 속으로
묻어 버리리라
남겨진 사랑과
기쁨과 감사만으로도
입가에 미소 지우리니
---켄터키의 작은 마을의 호텔에서 하루를 맞으며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다 문득 늘어난 눈주름과 빠진 머리카락으로 엉성해진 머리를 만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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