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창녀

석정헌2017.06.14 08:32조회 수 109댓글 2

    • 글자 크기


          창녀


              석정헌


공기가 휘어질 듯한 폭염

활짝 핀 꽃들도 시들어

잘게 부서진다


오라는 건지

가라는 건지

모르는 여행객들의 인사처럼

배웅에 익숙해져 밤을 지우며

한창을 쳐다 보더니

바람 부는 쪽으로 고개 떨군다


밤을 잘게 부순 꽃은

자신의 생을 

부순 밤속으로 날려 보내고

멍하니 어두운 창밖을 본다


다른 빛갈로 핀 꽃은

자신의 생은 모두 뱉어내고

모진 삶만 끌어안고

흐린 달빛에 노랗게 익어간다

밤새도록 부서진 꽃은

거센 비바람에 

지는 꽃의 가여운 향기 품

어딘지도 모를 곳으로 흩어진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밤을 잘게 부순 꽃은

    자신의 생을 부순...'


    '자신의 생은 모두 뱉어내고

    모진 삶만 끌어안고...'

    에서 '제목'의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화대를 받아보지 못하신 분의 감수성과 상상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공기가 휘어질 듯한 더위'

    절묘하네요.

  • 석정헌글쓴이
    2017.6.14 11:50 댓글추천 0비추천 0

    어느 한여인을

    50년전의 그여인에 대입 시켜 보네요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369 이른 하얀꽃2 2018.02.23 36
368 빌어먹을 인간 2018.03.06 36
367 아직도 이런 꿈을 꾸다니 2018.10.07 36
366 나의 시1 2018.11.15 36
365 쪼그라든 기억1 2018.11.17 36
364 해바라기 2019.08.19 36
363 해바라기 62 2019.08.30 36
362 마지막 사랑이길 2019.10.10 36
361 물처럼 2022.12.25 36
360 치매 2023.03.31 36
359 큐피트의 화살 2015.02.21 37
358 그때를 기다리며 2015.03.23 37
357 시때문에 행복한 날들 2016.05.09 37
356 사랑의 상처 2016.08.20 37
355 바람의 세월2 2016.12.23 37
354 겨울의 어떤 도시 한 귀퉁이2 2016.12.27 37
353 또 봄인가2 2017.03.22 37
352 허무한 가을2 2017.11.06 37
351 문 앞에서 길을 잃고2 2017.11.13 37
350 서러운 꽃 2018.01.08 37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