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한 시간 속에서
유정한 만남을 가졌던
우리는 친구 맞지요?
원앙처럼 부부동반 식사를 하고
분신같은 아이들과 함께 휴가를 가던
가까운 친구 맞지요?
아침마다
자네가 선물한 커피머신은
나의 아침을 향기로 채워주는 데,
고마움에 돌린 전화는
해가 저물도록 받지 않네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나요.
혹여 구천을 다니며 달콤했던 인연들로
발걸음이 무거운 가요.
괴롭고 힘들던 기억들일랑 미련없이 버리고
찬바람 벗삼아 두둥실 가시게.
이승의 피붙이들은
내가 오르락 내리락 하며
안부를 챙기리다.
부디 덜 아픈 곳에서
부디 더 편안하게나.
*글쓴이 노트
친구가 위암으로 고생하다 편안한 곳으로 갔다.
마지막으로 밥먹고 말 섞은 때가 작년 5월 쯤인데
이제 서로가 다른 곳 사람이 되었다니
사는 것이 이리도 허망한 것일까?
친구를 위해 몇자 흔적을 남기고,
그의 식솔들을 가끔 들여다 보는 것 외에는 또 뭐가 있을까?
가위눌림조차 없는 밤을 보내고
여지없이 먹고 마시는 루틴이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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