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아침이면
일주일 쌓인 삶의 흔적들을
녹색 으르렁이 집어 삼킨다.
캘리포니아 농부의 땀방울이 배인 쌀 봉지도
컬럼비아 아가씨 손을 거칠게 한 커피 봉지도 삼키고,
동남아 소년들의 선잠이 묻어 있는 옷 봉지도
그로서리 채소부 아주머니의 손 때가 묻은 봉투도 삼킨다.
오늘 아침
배를 채우고 사라지는
녹색 으르렁 뒤로
걱정봉지를 버리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가 보인다.
*글쓴이 노트
제 아무리 역겨운 쓰레기도
금요일 아침이면 해결해 주는 고마운 쓰레기 차를 보면서,
내 마음속 잉여분을 버리지 못하는 미혹함은
참으로 난감하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