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하이랜드

석정헌2022.04.30 09:59조회 수 35댓글 2

    • 글자 크기

    

    하이랜드


          석정헌


깊은 산중

익숙지 못한 잠자리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에 깬 잠

이리저리 뒤척이다 

살짜기 일어나

차 한잔 양손으로 웅켜잡고

내다본 창밖

아직도 새벽 공기는 차가운데

약한비는 끊어질 듯 솔솔 내리고

차향에 섞인 비 냄새

깊이 들이 마신다


무심코 집어든 손때묻은 철지난 잡지

확 끼치는 글 냄새

허공이 치밀해지고

살갗이 따갑도록

향기가 달려든다


하늘엔 비가 그치고

여명은 동녁을 밀며

늦은 봄 햇살은 창문을 두드리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철이른 비발디의 사계 중 가을

경쾌함에 머리 한번 흔들고

내려다본 옆자리

약한 코를 골며 

아직도 깊은잠에 빠진 여인

짙은 숲으로 향한 발코니 

살짜기 문을 열고 내딛은 한발

신선한 찬바람이 얼굴을 덮친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2
  • 뱀 같은 동물들의 침입, 맘껏 물을 쓰지 못하는 불편함 같은 이유들로 야외생활을 피하는 제 삶이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명 속 햇빛이 문 두드리는 시간에 차 한잔 ...

    잘 다녀 오셨습니다.

  • 석정헌글쓴이
    2022.4.30 12:09 댓글추천 0비추천 0

    몇년전 가본 겨울 하이랜드가 너무 좋아  늦은봄 다시 가보았네요

    체르키도....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29 눈물 2015.03.12 31
528 인생 2015.03.23 31
527 호접란 2015.03.23 31
526 다시 일어서다 2015.10.07 31
525 마지막 배웅 2016.01.15 31
524 눈물로 채운 빈잔 2016.02.01 31
523 행복한 동행 2016.12.04 31
522 봄은 왔건만 2017.03.29 31
521 아직도 2017.06.29 31
520 별리 2017.08.02 31
519 설날 2018.02.16 31
518 혹시나 2018.05.21 31
517 매미 2018.07.06 31
516 담배 2018.08.03 31
515 생의 일부를 허비하다 2018.11.23 31
514 석벽 끝에서 2019.04.20 31
513 흐르는 강물 2019.05.21 31
512 2019.07.19 31
511 우울 2019.08.19 31
510 해바라기 4 2019.08.28 31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