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어느 휴일

석정헌2015.03.23 10:58조회 수 32댓글 0

    • 글자 크기

     


       어느 휴일


          석정헌


아른함에 흠뻑젖은 정오 무렵

아내의 잔소리에 개수대 앞에서

하품하며 내다본 창밖

햇빛은 하롱 거리며

창틀을 비집고

오래된 상수리 낙엽위

꿀밤 깨는 암놈 뒤에서

사방을 살피며 지분 거리든 숫다람쥐

끝내 암놈 뒤에서 부르르 몸을 떨더니

부끄러움인지 기쁨 때문인지

먹든 꿀밤 던져 버리고

어디론가 숨어 버리고

하릴없이 흩으진 낙엽 바라보며

희죽이 야릇한 웃음 짓다

아내의 고함 소리에 깜짝 놀라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장단을 흥얼 거라며 다시 접시를 집어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69 다리 2015.10.29 30
568 마른 눈물 2015.11.24 30
567 방황1 2015.12.01 30
566 눈물로 쓴 시 2016.01.25 30
565 자목련 2016.02.09 30
564 고국 2016.07.22 30
563 마음 2016.12.31 30
562 멋진 괴로움1 2017.01.31 30
561 마야달력1 2017.03.25 30
560 지독한 사랑 2017.05.30 30
559 가을 외로움 2017.10.12 30
558 서툰 배웅 2018.08.01 30
557 어둠의 초상 2019.03.16 30
556 석양을 등지고 2019.04.04 30
555 지랄 같은 놈 2019.05.28 30
554 아내 2019.08.09 30
553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2022.11.05 30
552 신의 선물 2023.02.10 30
551 다시 오려나 2015.02.17 31
550 잃어버린 이름 2015.02.23 31
이전 1 ...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