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봄맞이

석정헌2018.02.22 12:37조회 수 33댓글 0

    • 글자 크기


       봄맞이


            석정헌


휘어질 듯하게 내려 앉은 공기

겨울이 우기인 도시를 칙칙하게 만든다


삶의 감옥에 갇힌 아내는

오늘도 시침핀을 들고 삶을 박음질 한다


햇빛은 봄을 재우다 은근슬쩍 비켜나고

창밖엔 때마침 굵어지는 빗줄기

하릴없이 앉아 건성으로

보프라기 옷의 가장자리를 뜯다

몰려오는 잠 꾸벅 졸다가

삐끗한 칼날에 실밥이 굴려 떨어 진다


하늘에는  다시 빗줄기 잦아들고

낮게 검은 먹줄을 친다


하얀 천 위에 꼽힌 시침을 따라

아내는 지금도 삶을 박음질 한다


거리의 목련은 나도 모르게 피웠다가

하얀 꽃잎을 뿌리고 

창밖은 봄이 다가오고 있나보다

삶의 터전 문을 활짝 열어

오고있는 봄내음을 들이킨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9 귀찮다 이제 늙었나보다12 2022.10.28 43
48 시르죽은 70여년5 2022.11.01 43
47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2022.11.05 20
46 가을을 떠난 사람 2022.11.16 25
45 비 오는 날의 오후 2022.12.03 15
44 잠 좀 자자 2022.12.06 26
43 ×× 하고있네 2022.12.14 63
42 크리스마스, 따뜻한 귀퉁이 2022.12.16 45
41 불복 2022.12.17 57
40 물처럼 2022.12.25 30
39 아픈 사랑 2022.12.28 39
38 섣달보름 2023.01.07 27
37 허탈 2023.01.09 34
36 내 그럴 줄 알았다 2023.01.10 54
35 떠난 사랑 2023.01.23 35
34 봄은 오고 있는데 2023.01.26 38
33 허무 2023.02.07 19
32 일상 2023.02.08 30
31 신의 선물 2023.02.10 28
30 거미줄 2023.02.14 28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