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머니가
석정헌
짙은 안개에 묻혀 낮게 엎드린 저녁
조용한 이슬들은 푸른잎들 뒤로 숨고
무리진 달은 숲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찰랑이는 호수에 깊숙이 담긴 노을
손톱달은 점점 자라고
흰옷 입은 어머니 허리 굽혀 부뚜막을 훔친다
시간은 알맞은 때가 오면 기억을 밀어 내지만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그것
나무잎 스치는 소리에
새때들이 수면 위로 날아 오르고
물위에 뜨있는 작은 떠돌이 잎새 외롭다
그럴수록 무표정한 눈은 자꾸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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