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석정헌
봄은 문턱을 넘어
눈까풀을 내려 깔지만
아직도 싸늘한 바람은
가슴에 언 얼음
밤을 잘게 부순다
어지러운 방향으로 부서진 소음
소리를 잊어버린 철새들 멀어지고
웅송거린 꿈 잠들지 못하고
삐쭉이 내다본 커텐 사이
미인의 귀에 걸린 귀걸이 작은달
칼날 같은 빛은
뒷뜰 수선화를 비추고
쪼개진 그림자에 섬뜩하도록
아름다운 꽃은 허공으로
한 웅큼씩 봄을 밀지만
잠못이룬 밤은 점점 깊어가고
날카로운 바람 소리 귓전을 스친다
 |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
댓글 5
-
수선화의 봄은 아직도 봄을 실어나르기엔 힘이 부쳐 보이네요.
나이들면 옆구리가 시려워 밤잠을 설치게 된다고들 말하는데
정말 그런거같습니다.
아마도 석정현 선생님께선 그런건 아닌것같고 시앓이를 하시느라
귀걸이 작은달 까지 훔쳐보시는게 아닐런지요?
-
초승달 닮은 여인의 아름다운 귀걸이
-
선생님도 수선화에 취해 잠을 못이루시네요.
잠이 보약인데 밤에 보이는 수선화의 자태를 꼭 지켜봐야겠어요.
-
그나마 작은 수선화가 냉랭한 마음을 따스히 적셔 주는군요
-
작은 달빛에 나타난 수선화 창백한 섬뜩함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 번호 | 제목 | 날짜 | 조회 수 |
|---|---|---|---|
| 549 | 벌써 봄인가6 | 2017.02.04 | 162 |
| 548 | 멋진 괴로움1 | 2017.01.31 | 30 |
| 547 | 삶과 죽음1 | 2017.01.25 | 38 |
| 546 | 허무1 | 2017.01.21 | 36 |
| 545 | 겨울 갈대 | 2017.01.18 | 26 |
| 544 | 마음 | 2016.12.31 | 30 |
| 543 | 엄마2 | 2016.12.29 | 87 |
| 542 | 하늘 | 2016.12.29 | 254 |
| 541 | 겨울의 어떤 도시 한 귀퉁이2 | 2016.12.27 | 38 |
| 540 | 바람의 세월2 | 2016.12.23 | 40 |
| 539 | 소용돌이2 | 2016.12.19 | 25 |
| 538 | 바람의 고향 | 2016.12.09 | 431 |
| 537 | 행복한 동행 | 2016.12.04 | 31 |
| 536 | 첫눈2 | 2016.12.02 | 240 |
| 535 | 복권3 | 2016.11.23 | 47 |
| 534 | 임께서 떠나시네 | 2016.11.18 | 252 |
| 533 | 여인을 보내며2 | 2016.11.04 | 129 |
| 532 | 정상 | 2016.11.02 | 183 |
| 531 | 2100 마일 | 2016.10.31 | 63 |
| 530 | 마무리 | 2016.10.24 | 32 |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