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하얀 겨울에도 나무는 불신의 벽을 허문다

석정헌2018.01.17 10:08조회 수 40댓글 0

    • 글자 크기


     하얀 겨울에도 나무는 불신의 벽을 허문다


                           석정헌


나무가 한 곳에 서 있다고

세상을 모른다

갇혀 있다 하지마라


벗은 가지

먼 산기슭 아지랑이 아롱 거리며

하나 둘 움을 튀우고

눈부신 꽃을 피우며

벌 나비 불려 모아 

제 몸을 내어 주고 수태를 하여

붉게 타 오른 태양 아래

튼실한 몸을 키워 짙어진 녹음

먼 길 가는 나그네의 발걸음 죽이고

땀을 식힌 흔들리는 이파리

열매 맺힌 계절

온갖 들짐승 토실토실 살 오르고

오래된 담벼락 담쟁이 붉게 물들며

하나 둘 떨어지고

감나무 꼭대기 까치밥 위태롭게 간들거릴 때

하얀 눈이 내린다

어지러운 세상 눈으로 도배한

이런 날도 뿌리는 땅 속에서 쉬지 않고

인간이 허물지 못하는 

불신의 벽을 허물며 뿌리를 뻗어 가고 있다

누가 나무를 움직이지 못한다고

갇혀 있다고 하며

세상을 모른다고 하나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529 다시 그 계절이 2015.10.01 36
528 가야겠다 2015.07.17 36
527 황혼 3 2015.02.10 36
526 잠 좀 자자 2022.12.06 35
525 ㅋㅋㅋ1 2021.11.06 35
524 송편 유감 2019.09.13 35
523 시작하다만 꿈1 2019.08.10 35
522 낙엽 때문에 2018.11.10 35
521 헤피런너스 2018.07.22 35
520 어리석은 세상 2018.05.07 35
519 낡은 조각배 2018.01.07 35
518 험한 세상 하얀 눈이 내린다 2017.12.09 35
517 삼합 2017.11.29 35
516 허무의 가을 2017.10.02 35
515 잠 못 이루는 밤4 2017.09.30 35
514 Amicalola Falls2 2017.09.27 35
513 어마가 할퀴고 지나 가다 2017.09.15 35
512 더위2 2017.05.12 35
511 떠난 그대 2016.09.26 35
510 허무한 마음 2016.04.29 35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