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을 위해서
정열을 준비하고
웃음을 연습하고
눈물을 아꼈는지 모른다.
한 사람과 작은 역사를 만들었지.
로맨스 한 줄,
전쟁 한 줄,
가끔은 배신과 음모의 장막 뒤에 칼을 숨기고
‘함께’ 하는 순간에도
냉정한 ‘이별’의 꿈을 꾸웠음을기억한다.
컴퓨터를 켜고 끄는 일처럼 사소함 속에서
우리는 맥없는 손목으로
그녀를 위해 혹은 그를 위해서
위로의 등을 켜고 걷는다.
푸석 푸석해진 그 사람의 등을 긁으며
한 움큼 연민의 바셀린을 나눠 바르고
늙어 가는 중이다.
*글쓴이 노트
주말 문우님 자제 혼사 이후 '결혼'이 머리 속에서 문신처럼 멤돈다.
막 시작하는 푸르디 푸른 커플에게 죄스러운 졸필이니 우리 끼리만 쉿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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