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월을 다시 맞은 어느 늙은이
석정헌
있으면서 없는 것 같은
한해
반을 뭉텅 떼어버린
7 월의 첫날
얕은 구름 섞인 하늘은
간간이 뿌린 빗방울에
어제의 뜨거움을 잊고
숲은 푸르다못해 검다
무심코 쳐다본 거울속
주름진 얼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팽팽한 간격속의 표정
굽은 허리의 칠순이 훌쩍 지난
강단조차 낡아가는 늙은이
어슬프게 살아온 후회에
내면마져 횡해져
깜짝놀라 휘청 거렸고
이제야 겨우 알게 된 날에
뒷그림자 앞세우고
그 뒤에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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