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이별
석정헌
유산으로 받은 그리움
계절이 없어 슬프다
아직도 그대와의 사랑은
한 계절을 다 떠메고 갈 듯
너무나 많이 남았는데
달려든 향기만 남기고
허무하게 떠나 갔다
어슬픈 사랑에 지독한 통증
밤새도록 부는 바람에 밀리는
하얀 파도 헤치고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무심한 소나기 하염없이 내리는데
간단 없는 빗소리에 섬처럼 납짝 업드려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숨은 그대
요동치는 하얀 파도에
만남의 날짜를 새겨 보지만
표정 없이 쏟아지는 빗방울
먹먹한 얼굴은 부셔지고 아프다
그래도
아련하게 나마 눈이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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