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임기정
- 중앙대 교육학과 졸업
- 2000년 도미
- 둘루스 거주
- 애틀랜타 문학회 회원

LA Fitness

keyjohn2017.07.15 11:03조회 수 69댓글 0

    • 글자 크기

친척 방문으로 기름진 주식에

부단한 간식이 만들어준 소복한 아랫배를 보니,

1달러면 검은대륙 아이 셋이 하루를 산다는 광고속에

앙상한 팔다리를 한 아이들이 생각나

맘이 편치 않다.


아내는 만질게 있어서 좋다는데

내 자신은 불편하다.


식구중 배나온 사람이 없어서 그런 탓도 있지만

뱃살이 순환기 질환의 상징이라고 

요란을 떠는 메스콤 탓이 더 크다.


일 끝나고 들른 LA Fitness 입구에서

일흔 넘은 Joe가 입장 쿠폰을 스캔하며

"독립기념일 잘 보냈다"고 묻는다.


"Just another Day"라고 대답하며

돌아서는데,

못보던 쭉쭉 빵빵이 요가 클래스룸에서

신기에 가까운 동작으로 내 시선을 붙잡는다.


런닝머신 30분에 숨을 헐떡이다가

덤벨을 붙들고 쳐져있는데,

수영장 전세낸 아내가 최윤희인 양

물보라를 일으키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자꾸지로 오라는 손짓을 한다.


"잘먹고 일하고 운동하고...

그럼됐지, 검은 대륙까지 원 오지랖!"


일찍 온 더위에 허한 몸뚱이와 정신에게

주문을 외우며 자꾸지로 향하는 데,

질질끌리는 운동화가 천근만근으로 날 

뒤로 당긴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62 건성대지 못해서2 2020.03.10 64
61 춘풍시샘2 2020.03.11 48
60 누가 울어3 2020.03.13 57
59 그래도 긍정적으로2 2020.03.29 51
58 요즈음 인생공부3 2020.04.10 67
57 반 나르시즘3 2020.04.19 78
56 아! 나의 형5 2020.05.05 80
55 불행한 시절의 행복7 2020.06.05 74
54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2 2020.06.08 50
53 아비의 이름으로2 2020.06.09 44
52 부대찌게2 2020.06.16 51
51 Deep4 2020.08.20 73
50 알러지7 2020.08.26 75
49 홍등9 2020.08.29 74
48 Jekyll Island4 2020.09.17 2288
47 가을에게 2020.09.21 52
46 추석달4 2020.10.01 54
45 김기덕을 위한 오마주3 2020.12.11 64
44 면 도4 2020.12.21 57
43 새해에는3 2021.01.04 236
이전 1 ... 2 3 4 5 6 7 8 9 10 11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