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는 아들이다.
수많은 어미들이 그를
늙은 아들이라 부르고,
또 누구는 큰아들이라 부른다.
세상사에서 저만치 있거나,
진지함에서 몇 발자국 뒤처지거나,
어미의 가려운 곳 제대로 못찾는
눈치밥에 익숙한 늙은 아들.
아비는 망망대해의 고도이다.
어미를 따르는
아이들의 뒤를 지키거나,
아이를 따르는
어미의 뒤에서 멀뚱거리는
나침반으로 닿을 수 없는 고도.
그래서
아비의 상실은
아들의 영면이며
고도의 침몰이다.
*글쓴이 노트
문우의 부친상에 할말이
옹색해진다.
평소 부자지정이 남달라 보여
더욱 그렇다.
지금은 헤어지지만,
어차피
범우주속 한점에 함께 있다는 위로를
떠난 분께도, 남아있는 분들께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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