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하던 거위들이
인기척에 놀라 새끼들을 둘러싸는
본능은 얼마나 갸륵한가?
아침 일곱시,
스쿨버스 기다리는
2학년 언니 곁에서
조잘거리는 다섯살 소녀의 우애도
흐믓하다.
벽안의 약혼자에게
한복입혀 사진찍어 보낸 지인 딸의
뿌리본능은 눈물겨울 지경이다.
누군가 버린 집앞 담배꽁초가
순식간에
녹녹하고 나른하던 평온과 안락을
가차없이 날려버린다.
언제나 불쾌가 쾌를
이기는 싸움판은
언제쯤 전세가 역전할까?
어쩌면 치매가 오기전엔
기대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