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남기고 떠난 그대
석정헌
잊어야할것은 잊어야하지만
뜨락에 부딫치는 맑은 햇살은
댓돌위에 바스러지고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꿈결처럼 떠다니는
정오 지난 한나절
여름은 아직도 애처롭게
내 주위를 머뭇거리는데
붉은 가을은 그림처럼 다가오고
식은 커피 앞에 두고 떠난 그대
헤이즐넛 부드러운 향기
코 끝을 어지럽히는 나른한 오후
보고싶은 마음
지난 가을의 애처로움을
그렇게 쏟아지든 소나기에도 씻지 못하고
그리움에 혼잡한 머리
우울을 보태고
다시 가슴이 멍멍해진다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