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가야겠다

석정헌2015.07.17 13:57조회 수 33댓글 0

    • 글자 크기



    가야겠다


         석정헌


유월염천의 땡볕 아래

몇날을 화사하게 피웠다가

추하게 지는 꽃을 보면서

허무함에 술을 마신다

운명 따윈 믿지 않지만

숨조차 자유로이 쉴 수 없는

실패를 반복하며 지나온 가파른 세월

가슴을 찌르며 달려드는

회환과 우울에 견디지 못해

빈잔 앞에 놓고 나를 마신다

자연의 법칙과 신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았건만

아직도 주위는 온통 어둠에 쌓여있고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리 듯

깜깜한 어둠 속을 밝힐 한줄기 빛을 기다린다

기다림에 지쳐 마지막 잔을 든 지금

나는 염천에 털옷 걸친 죄인일뿐

그러나 새벽 이슬에 젖은 한포기 잡초

잎새에 부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삶이지만

남은 길 맨발로라도 묵묵히 가야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269 가을 도시의 가에서 2015.08.28 60
268 삶이라는 것 2015.08.18 20
267 사랑의 상처 2016.08.20 37
266 이별을 향한 가을 2017.07.31 32
265 세월 2015.03.20 10
264 영지버섯 2015.07.05 61
263 은빛 억새 그리고 사랑 2016.10.06 30
262 잃어버린 이름 2015.02.23 14
261 그리움 2015.03.20 14
260 나는 그렇게 살란다 2016.03.02 112
259 허무한 여정 2015.02.23 11
258 노승 2015.02.23 19
257 청상 2015.03.20 24
256 커피 2015.12.02 42
255 서툰 배웅 2018.08.01 30
254 흐르는 강물 2019.05.21 25
253 깊어가는 생 2019.07.16 29
252 희망 2015.02.23 15
251 살사리꽃 2019.10.11 430
250 구름 흐르다 2015.02.23 44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47다음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