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다시 새해가 올까
석정헌
어긋난 방향을 가리키는 마당
더듬거리는 자음과 모음이 맞지 않아
비뚤어진 말들만 가득하고
잔가지 사라지고 몸통만 남은 고목
거친 바람에도 나이만 꼽다가
귀를 막고 흩어진 말들만 나열 한다
눈인 듯 하얗게 내려 앉은 서리
짙은 안개 앞을 가리고
여명을 미는 신새벽 바람은 차다
더러는 사는일 어렵지만은 않다는데
어떤이의 운명을 예고하듯
안개낀 앞길에 젖은 눈시울 희미하고
홀연히 불어오는 회색 바람은
침묵속의 설레임마저 묻어버렸고
두손마저 떨고 있다
그러나
얼었던 땅의 울림이 심장을 자극하면
빛의 탈주가 시작되고 때아니게 피워나는 아지랑이
안개 서서히 밀어내는 태양의 희열
떨리는 손 진정하고 행간이라도 메워보려
염치없는 고목은 다시 너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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