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간46분
석정헌
땀방울 맺힌 이마
한고비 넘기고
상수리 열매 투둑투둑
옆구리를 찔러도
붉어진 숲은 미동도 않고
다람쥐 바쁘다
찰랑거리든 호수는
각을 죽인 태양에
거북이 등처럼 단단해지고
모진 북풍 낮은 구름 서너번 지나고
수초속 산란을 시작한 물고기
설레는 호수
늦은 낙엽 하나 남풍에 호사하고
숲은 뾰족히 촉을 내민다
계절에 섞인 소나기 지나
각을 세운 태양에
뜨거워져 축처진 숲
흐늘거리든 태양은
북을 향해 뜨거운 몸을 세우드니
아직도 뜨거움 그냥 두고
이제 서서히 남으로 각을 좁힌다
*오늘 (하지) 낮의 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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