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석정헌
제법 쌀쌀한 날씨
어제의 과음으로 지끈거리는 머리
살짝 제쳐진 커턴 사이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서리 내린 잔듸밭
보석을 품은 듯 반짝이고
여명은 아직도 동녁에서 머뭇되는데
부엌에서 딸가락거리는 소리
밥 먹어라는 아내의 고함에
입 가리고 하품 하며 앉은 밥상
서리태 박힌 하얀 쌀밥
보실보실 김 오르고
붉은 청양고추 어석 썰어 넣은
구수하고 매포한 향의 맑은 콩나물국
자태조차 단아하고
어제 담은 생김치 먹기 좋게 담아 놓고
반쯤 따라 놓은 막걸리의 시큼한 내음
숟가락도 들기 전
침부터 꼴깍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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