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성수
- 시인
- 1982년 도미
- 월간 한비 문학 신인상 수상
- 애틀랜타 문학회 전 회장

가야겠다

석정헌2015.07.17 13:57조회 수 36댓글 0

    • 글자 크기



    가야겠다


         석정헌


유월염천의 땡볕 아래

몇날을 화사하게 피웠다가

추하게 지는 꽃을 보면서

허무함에 술을 마신다

운명 따윈 믿지 않지만

숨조차 자유로이 쉴 수 없는

실패를 반복하며 지나온 가파른 세월

가슴을 찌르며 달려드는

회환과 우울에 견디지 못해

빈잔 앞에 놓고 나를 마신다

자연의 법칙과 신의 섭리를

거역하지 않았건만

아직도 주위는 온통 어둠에 쌓여있고

떠오를 기척도 없는 달을 기다리 듯

깜깜한 어둠 속을 밝힐 한줄기 빛을 기다린다

기다림에 지쳐 마지막 잔을 든 지금

나는 염천에 털옷 걸친 죄인일뿐

그러나 새벽 이슬에 젖은 한포기 잡초

잎새에 부는 바람따라 흔들리는 삶이지만

남은 길 맨발로라도 묵묵히 가야겠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49 귀찮다 이제 늙었나보다12 2022.10.28 59
48 시르죽은 70여년5 2022.11.01 47
47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 2022.11.05 28
46 가을을 떠난 사람 2022.11.16 31
45 비 오는 날의 오후 2022.12.03 24
44 잠 좀 자자 2022.12.06 33
43 ×× 하고있네 2022.12.14 69
42 크리스마스, 따뜻한 귀퉁이 2022.12.16 49
41 불복 2022.12.17 71
40 물처럼 2022.12.25 36
39 아픈 사랑 2022.12.28 47
38 섣달보름 2023.01.07 35
37 허탈 2023.01.09 37
36 내 그럴 줄 알았다 2023.01.10 57
35 떠난 사랑 2023.01.23 39
34 봄은 오고 있는데 2023.01.26 42
33 허무 2023.02.07 26
32 일상 2023.02.08 38
31 신의 선물 2023.02.10 29
30 거미줄 2023.02.14 31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