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 낸들 어찌하랴
석정헌
아무 것도 남지 않은 지난 그리움
가로의 하얀 눈꽃 핀 나무는 봄을 재촉하고
무지한 억겁의 세월을 견뎌낸 대지는
잿빛 하늘 아래 아직도 차갑지만
가냘픈 배꽃 떨어져 하얗게 덮히고
살랑살랑 연녹의 잎이 고개 내밀면
시샘의 차가움 치 한번 떨겠지만
아지랭이 아른거리는 어김없는 계절은
허리 휘도록 무거운 삶에
또 한번 찰라의 세월을 쌓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미적거린 여한
어디론가 바쁘게 밀어 떠나보내고
회한의 긴 한숨 속 낸들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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